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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새 일곱 계단을 내려왔다
하루도 시간이 빨리 가버렸으면 하고 생각한 적이 없다
시간은 오롯이 내 것이다
2
오늘도 아침은 맥에서 해결한다
맥은 허울이고
편안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곳에 있다
아이들이 집을 나가면 내가 집에 있게 된다 ㅎㅎ
3
꿈의 학교 면접이 있는 날이다
특별히 준비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내가 써 냈던 기획서를 다시 한 번 돌아다 본다
정말 지원 받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고 있지만, 혹시나 지원받게 된다면
내가 기획했던 대로 할 수 있을런지...
공금을 사용해서 공익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지난 번 ‘좋은아빠’ 활동 중에 참여했던 스터디모임 지원사업에서 80만원을 지원받았던 게 전부인데 ㅎㅎ
암튼 20여분 일찍 면접장에 들어갔다
대기하는 곳에 가보니 지원하신 분들이 많은 듯 했다. 대기하는 교실이 꽉 차 있다. 대부분 여자분이 많다. 별 생각없이 자리에 앉아 성경을 읽는데, 머리 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도 면접이라고 살짝 긴장이 된다
잠깐 고개를 들었는데, 어도연에서 만난 박 쌤이 서 계신다. 멀리 계시고, 눈도 마주치지 않아 인사드리지 못했다. 에너지가 있으신 분이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재치 있으시고 매력 있는 분이다. 토론 관련 학교에 참여하시는 듯 하다.
그렇게 40여분 기다렸나보다
면접장에 딱 들어가려니 긴장이 풀린다
역시 나는 면접이 편안하다
내 멋대로 하면 ... 된다...
그런데
가운데 앉으신 한 분은 내가 아는 분이다
살짝 당황했다
교육청 사업임에도 지자체에서 함께 하는구나...
그 분은 내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을실텐데 ㅋㅋ
최근 교육경비보조금 회의에서는 내게 한 소리 듣기도 했다. 공과 사를 구별하실 수 있는가 ㅎㅎ
편안히 면접을 마쳤다
불과 5분도 되지 않는 시간이었다
긴장도, 과장도, 그리고 후회도 없다
4
미루고 미뤘던 자동차 정기검사를 마쳤다
일부러 용인까지 가서 했던 검사인데
내가 직접 와서 하고 직접 와서 보니까 맘이 놓인다
팍스는 앞으로도 이렇게 검사하는 걸로 ^^
5
이런저런 잡일을 처리하고 집에 오니 어느새 3시
집에 와보니 외발자전거가 배달와 있다 ㅋㅋ
조립해서 경훈이랑 타러 나간다
뭐든지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두려워하는 경훈이
그래도 무언가를 처음 한다는 설레임이 그를 이끈다
주위에서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을 해 본다는 것
어떤 설레임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 사이 경연이의 s보드 실력은 정말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이다
투덜대면서 세 번정도 타 본다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
뭐든 시작이 반이다
6
아내가 해 준 고마운 저녁을 먹고
세 얼간이를 마저 본다
경훈이 불쑥 오더니 경연이 마저 온다
그렇게 셋이서 함께 영화를 본다
경연이는 졸린지 자막을 읽어달라며 궁시렁 댄다
미안하지만 나는 그러기 싫다 ㅎㅎ 귀찮다
경훈이는 몰입하는 듯 했다
술 마시고 교수님 집 앞에 오줌을 쌌던 라주가 정학을 당하고 자살을 시도한다. 정신은 깨어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 식물인간이 되어 버리지만 란쵸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를 깨우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라주는 깨어나고 취직을 위한 면접에 나선다. 너무 솔직하다는 면접관의 말, 태도를 바꾼다면 취업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말에도 그는 16개의 뼈가 부러진 뒤에야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하며 거절한다.
- 모두들 취업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데, 도대체 당신은 뭔가요?
분명 경훈이가 눈물을 흘렸다
살짝 보고 깜짝 놀라며 다시 보지 않았지만.. 분명히 경훈이 눈에서 눈물 방울이 뚝 떨어졌다
모든 일에 감사함을 느낀다
지금 이 시간 역시 너무나 소중하다
너무나 소중한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