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그리고 리베로 2019. 9. 17.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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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성이 1시간 먼저 끝내줬다

그래봐야 고맙다는 생각 하나 들지 않는다

특별히 그런 느낌이 안 든다

 

2

 

이번엔 거꾸로 움직이기로 했다

태안을 먼저 가고 그 다음으로 강화를 가기로 했다

이유는 아내가 음식을 좀 장만하고 싶다는 것

기특하게도 그렇게 말하기에 그러자고 했다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5시30분에 출발했다

원래는 더 빨리 출발하려 했지만 이 정도도 충분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국도로 갈 거니까...

 

차가 막히지 않았다

국도로 태안에 온 일이 많지 않았기에 생소하긴 했지만 어찌되었건 난 차만 막히지 않으면 된다

차 막히는 건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는 일이다

 

3

 

태안은 태풍피해가 심하긴 했지만

그래도 , 그래도 이정도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붕이 날라가거나 나무가 뽑히는 정도는 아니었으니 다행스럽다

 

4

 

잘 익은 사과를 나무에서 바로 따서 먹는 맛을 아는 사람이 점점 사라지지 않을까

잘 익은 포도를 나무에서 바로 따서 먹는 맛을 알기가 점점 어려워지지 않을까

 

그 당도가 너무 높아서 입에 담고 있으면 절로 행복감이 몰려온다

풍성한 과일이 곁에 있는 곳

이 곳이 바로 태안이다

 

5

 

3시가 만조라니 우리는 수영복을 챙겼다

비가 오지는 않지만 햇볕 역시 없으니 추울 거라 말하지만 , 그건 가봐야 아는 것이다

가봐서 바닷물이 차가우면 들어가지 않으면 될 일이다.

즉, 바닷물에 들어갈 지 말지는 그 곳에 가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머릿 속으로 생각하고 결정할 일이 아닌 것이다

 

첨에는 살짝 차가운 듯 싶었지만 이내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

공을 높이 던지고 떨어지는 공을 받는 경훈이와 경연이의 모습에 웃음이 가득하다

가장 먼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는 가족은 오직 우리 뿐이다

 

- 경훈아!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면되는거야.

- 네!

- 지금 물이 차갑지 않은 데도 왜 사람들이 수영을 못하는 지 알아? 그건 사람들이 용기가 없기 때문이야. 자기 마음을 따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기 때문이야

 

그렇게 두 시간을 놀았다

너무나 개운하고 너무나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