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그리고 리베로 2020. 4. 26. 06:24

 

 

 

 

 

 

 

 

1

 

잃어버린 일요일 새벽, 나만의 시간을 되찾았다

비록 5시가 넘어서야 꾸역꾸역 이불을 들춰냈지만

그래도 이렇게 거실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이 있어 감사하고 행복하다

 

오늘 가즈오 선생의 말씀을 필사하던 중 이런 말이 남는다.

 

- 인생에서 화와 복은 그물과 같이 서로 교차되어 있다. 그러므로 좋은 일에나 나쁘 일에나, 맑은 날에나 흐린 날에나 항상 변함없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라. 복이 왔을 때 뿐만 아니라 재난을 당했을 때에도 역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

 

어찌 나약한 인간으로서 ‘재난을 당했을 때’ 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런 절대적인 ‘순종’ , 삶에 대한 겸손함, 나에 대한 인정..

 

어찌 이럴 수가 있나...

 

2

 

아내와는 다시 멀어지고 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가까워지지 못하는 거다

서로의 ‘필요’ 가 다르다

서로에게 존재의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함께 하고, 공감하기가 어렵다

가끔 본능적인 행위 (식사 또는 잠자리) 중에 교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지만 그 뿐이다

그 짧은 순간을 제외한 나머지 긴 시간에서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은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욕심 부리지 말고 받아 들여야 한다

 

3

 

‘주간’ 근무를 할 때면 경훈이에게 문자를 보낸다

 

- 오늘 아빠 일찍 가는데, 자전거 탈래?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다

물론 자전거를 타면 줄넘기를 거를 수 있다는 점이 포함된 선택이긴 하지만...

 

‘재난기본소득’ 으로 조금은 여유로운 저녁을 함께 하고, 바람 때문에 탈까말까를 고민하던 라이딩

역시나 안 했으면 큰 후회 할 뻔 했다

 

할까 말까 고민이 된다면

무조건 하는 게 맞다

‘후회’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이다

 

4

 

오랜만에 잃었던 시간을 복원하듯 테니스를 쳤다

운동복을 챙기지 못한 것을 코트 앞에서야 비로소 알아챘지만

그렇다고 돌앙설 순 없었다

목적은 ‘테니스를 치는 것’ 이지 복장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목적에 충실하면 좀 게을러도 괜찮을 때가 종종 있다

 

5

 

오늘은 오전에 테니스를 치고

다이소에 들러 효성이 응원 용품과 자전거 수리 용품을 알아보고

점심 때는 경연이와 상훈쌤을 만나 놀 생각이고

저녁에는 (시간이 맞는다면) 영화 ‘passengers’ 를 함께 볼 생각이다

 

꽉 찬 하루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