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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3
아웃사이더, 그리고 리베로
2023. 10. 4. 18:28
1
이틀간 담배를 태우지 않았다
그런데 전혀 담배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담배 역시나 술과 똑같이 습관일 뿐이다
그 뿐이다
2
지니에게 대화요청을 했지만
거부당했다
지난 번 사과 이후로 이번이 두 번째
3
왜 아내와 이별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내가 술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되면서 ... 이런 생각이 들게 된것이고
결정적으로 '돈'
돈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굳힌 것이다
관리하지도 못하는 돈을 꽉 쥐고 있었다
믿겠다고 해 놓고 믿지 못했다
물론 돈을 벌어다 주지 못한 내 탓이다
누구를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4
매번 술이 나를 그녀에게 '미안하게' 했다
술은 내게 질문했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는 괴로워했다
그 때마다 항상 나는 미안했다
항상 넘어지지 말라고 말했지만, 어떻게 넘어지지 않을 지 함께 고민하지 않았다
그저 넘어지면 실망했고, 다시 일어나는 건 오로시 나 혼자만의 일이었다
물론 곁에 있었지만
무시무시한 눈으로 지켜보고 엄하게 나를 꾸짖는 사람들 뿐
왜 계속 넘어지는 지, 어떻게 하면 넘어지지 않을 지를 함께 고민해준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넘어지지 않는 법을 알게 된 지금
그녀에게 더 이상 미안하다는 말을 할 필요가 없어진 지금
함께 할 이유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제야 내 길로 또 한 발자국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5
지금껏 곁에 있어준 것에 고마워 해야겠지만
그것이 나 때문인지, 아이들 때문인지... 아니면 부족한 용기 때문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