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3일차_남해
1
언제나 그렇듯
3일차라 쓰고 있지만 사실은 4일차 아침이다
이미 휴양림 저 끝에 만큼 다녀온 뒤다
숲에는 여전히 두꺼비가 있고, 청명한 새소리가 있으며
무엇보다 자연스러움이 있다
이 곳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2
11시가 다 되어서야 숙소를 나왔다
여니와 한번더 숲을 다녀왔기 때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아침 산책은 언제나 개운하고 말끔하다
남해로 넘어가는 길
날은 비록 흐리지만 운전은 편안하다
길에서 만난 옥수수도 맛나다
5000원 어치라고 해봐야 .. 그거 뭐 서너개 먹고 나면 없다
한참 뒤에 후니가 말한다
- 아빠! 옥수수 다 먹었어?
- 어.. 아빠가.. 너무 맛있어서 ...
- 나 반 개 먹었는데 ...
3
남해에서 처음으로 찾은 토피아랜드
입구부터가 심상치가 않다
어찌된 것이 정말 딱 차 한대 올라가기도 좁은 길이다
아무리봐도 활성화된 관광지는 아닌 듯
별 기대 없이 입장 했지만...
와...대박!!
어떤 인간에 대한 숭고함과 노력이 느껴진다
남편이 이래 놓고는 먼저 갔단다
이제 아들과 함께 있다면서 .. 올해는 장마 때문에 나무가 많이 죽어가고 있다고
아들이 나무 약을 사러 갔다고 하면서 힘들다고 하신다
우리는 이 곳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작품도 구경하고, 직접 다듬는 것도 해보고
편백나무 숲에서 누워도 보고 ...
아 .. 정말 좋다
4
남해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독일마을로 가기 전
시간이 벌써 1시30분이 되었으니 식사를 해야하는데...
오다가다 멸치쌈밥이란 것이 유명하다
현지식을 먹어보기로 하고 식당에 들러서 정식으로 밥을 먹는데
후니가 너무 맛있게 잘 먹는다
게다가 두 녀석이 슬슬 차에서 게임이야기를 하며 웃음꽃을 피운다
토피아 랜드 편백나무 평상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가 두 녀석 웃음소리에 깼던 것이 기억이 났다
언제부턴가 후니 웃음이 많아졌다
후니가 여행 안으로 들어왔다
5
독일마을은 참 잘 해 놓았다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은 가난 때문에 그리로 떠밀려 갔지만
인간의 억척같음이 지금의 이곳을 만들었고, 그들에게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고생한 사람들에게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
점심을 먹지 않았다면 .. 이 곳에서 소시지도 먹고, 맥주도 한 잔 했을텐데
후니와 함께 아쉬움을 남기고 보리암으로 향한다
보리암으로 올라가는 도중 안개가 심해졌다
꽤 오랜 시간 후니가 같이 걸어줬지만.. 결국 .. 저 멀리 바다는 보지 못하고
부처님 얼굴만 함께 하게 내려오게 되었다
그래도 놀라운 건
후니가 짜증을 내지 않았다
가는 도중에 잠시 힘들어했지만.. 그래도 잘 참아주었다
고마운 일이다
6
국립자연휴양림은 오랜만이다
한 때는 가족들과 휴양림 가는 재미가 있었는데
암튼 오랜만에 만난 휴양림은 여전하다
자연 속에 파묻혀 .. 나 같은 사람에게 또 손을 내민다
단돈 47000원에 하루를 묵을 수 있다. 이렇게 멋진 곳에서
수건이 없는 문제는 ..
미리 준비한 수건 하나와 발수건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해결책을 찾는 것은 당연한 길이다
삶의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할 수 없다
그저 받아들이고서 그 순간의 최선을 선택할 뿐이다
7
식사를 준비하고 하루의 마무리를 준비한다
아이들은 함께 게임을 하며 웃고 , 나 역시 태백산맥을 들으며 식사 준비에 몰입한다
우리는 지금 여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