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그리고 리베로 2013. 7. 3. 14:49

<퇴근하니 경훈이가 한글을 써 놓은 스케치북이 책상에 올려져 있다. 마지막에 '장경훈 ♥' 로 마무리 ^^>

 

<요즘 경훈이는 축구공을 끼고 잠을 잔다. 할아버지가 주어다(?) 준 공으로 나름 드리블도 해 보는데, 영... ㅎㅎ>

 

오늘 아침에 출근하려고 허둥대는데 경훈이가 빼곡이 화장실 문을 연다

이렇게 반가운 일이 ^^

 

경훈이한테 한참 뽀뽀 세례를 퍼 붓고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경훈이는 7월이 됐는데 아직도 달력이 6월이라며 이상하다고 했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하나 더 사주면 아빠를 가르쳐 줄 수 있다고도 했다

 

'예체능단에 인라인 스케이트 하나 있잖아. 근데 왜 하나를 더 사야 되는지 아빠는 모르겠네'

'아... 그건 예체능단에서 하는 거구, 집에서 하는 게 있으면 좋지'

'아냐.. 여름 방학 때 선생님한테 이야기해서 집으로 가져와서 그 때 가르쳐 주는 걸로 하자. 하나 더 사는 건 낭비 같네'

 

거실에 티비도 없고, 음악도 없고, 라디오도 켜지 않은 .. 정말이지 조용한 환경

경훈이는 이런 환경에 거부감이 없다

거실에 티비가 켜 있지 않으면 뭔가 빠진것 같고, 조용한 분위기가 너무나 어색한 할아버지 댁이나 다른 여타 집이랑은 분위기가 좀 틀린데

경훈이는 오래 전부터 익숙해서 인지 별 거부감이 없다

그냥 조용히 그림도 그릴 줄 알고, 조용히 혼자서 공부(?)도 할 줄 안다

 

하루에 조금만 더 경훈이와 함께 있다면 무언가 더 잘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 역시 나의 오지랖 이란 걸 난 잘 알고 있다

어줍잖은 동정심과 별 다를 바 없는 느낌이다

 

많고 적음은 중요치 않다. 그저 있고 없음이 중요할 뿐. 그 있음을 가득채우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