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4일
결혼
오랜만에 태안에 들러 오래된 책상에 마주 서 보니
'오래된 시간' 이 주는 호기심이 나를 붙든다
- 나는 그 시절 어떤 생각을 했었던가
책상 정리를 하며 회사에서 썼던 다이어리를 모두 쓰레기통에 쳐 박았건만
내 삶에 의미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기억들은 모두 날려 버리고 싶었건만
이 곳에서 만난 기억은 그렇지 않았다
'호기심' 을 주는 나의 기록들
2002년 달력을 천천히 넘겨 보니
그 곳에는 , 그 순진했던, 그 미약했던 생명이 꿈틀대는 소리가 남아 있었다
마치 책장을 다니 펴니, 그 작은 생명이 움직이는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여러 차례 '깨어 있자!!' 고 발버둥치던 나
그 어린 스물 다섯 청년은 왜 '깨어 있자' 고 했을까...
혜진이와 만났던 날수와 장소
만나서 무엇을 했는지.. 영화를 봤는지, 여행을 갔는지 등등
과외를 누구와 몇 시에 했던지
어떤 친구를 만나 술을 마셨는지, 어떤 공부를 몇 시간 했는지...
광수의 결혼을 핑계로 난 잠시 여행을 떠난다
소중한 가족 한 명이 더 생겼다
수수하고, 때 묻지 않은 영혼이 느껴지는데... 물론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어린 시절
그 어린 동생을 나는 마치 내 수족처럼 거느렸다
힘으로 억누르며 , 그 어린 욕망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삼았다
너무 큰 죄를 , 너무 큰 아픔이 내 안에 있다
신혼여행 잘 다녀오고
행복한 하루하루 만들어 가길 바란다
물론, 또 다른 세상 속에서 좌충우돌 하겠지만
어려움 속에서 삶의 아름다움은 비로소 빛난다
너무나 아름답고,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며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