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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나의 한 페이지나의 이야기/일기 2018. 2. 14. 06:22
일을 하는 주말이다
6시까지하면 1.5공수라지만 4시까지만 일하고 집에 가고 싶다
2시간이면 적지 않은 돈이 생기지만 .... 그냥 집에 가련다
회사를 나서 집으로 향하는 길은 너무나 행복하다 ㅋㅋ
역시 나는 집이 좋다
도착하자마자 왠일로 반겨주는 아이들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며 꼭 안아주길 수차례
밥을 먹고 두 녀석을 데리고 이발소로 향한다
머리 깍는 모습도 의젓한 경훈이와 귀염둥이 장경연 ㅎㅎ
이마트에 들러 이것저것 필요한 것을 사본다
집으로 가는 길인데 생각보다 눈이 많다
하이라이트는 지금 부터
짐을 들고 지하주차장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데
- 아빠! 우리 플라잉디스크 해 보자!!
방금 사온 플라잉 디스크를 가지고 던지고 받기 놀이를 하자는 건데, 이미 9시가 넘은 시간이 문제다
그래도 왠지 눈이 덮여 있는 공터가 깨끗하고 순수해 보였다
사람이 별로 없는 지금 이 시간에 아이들과 웃고 떠드는 모습도 너무 행복할 듯 싶었다
몇 분이 지났을까
경비아저씨가 홀로 제설작업을 하시는 거이 마음에 걸린다
- 아저씨! 밀대는 없어요?
그렇게 2개의 밀대를 빌려 경훈이와 넓은 공터의 눈을 모두 치워버렸다. 처음 해 보는 제설 작업이었을텐데, 장갑도 없이 아이는 마치 놀이처럼 눈을 치워 나갔다. 손도 안 시렵다고 했고, 아프지도 않다고 했다. 다음 날도 마찬가지
놀이처럼 하면 아프지 않다
그렇게 넓기만 하던 공터가 확 트였다
조금씩 다시 눈이 내리긴 했지만, 오히려 눈이 내리는 겨울 범에 아이와 플라잉 디스크를 던져 가며 놀 수 있는 이 순간이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았다
잘 보이지도 않을 것 같지만 경훈이는 쫒았다
꼭 잡아내기 위해 경훈이는 디스크를 쫒았다
10시가 넘은 추운 겨울밤
이 순간 내 귓가에 들리는 두 녀석의 깔깔깔 웃음 소리
이 세상을 꽉 채우고도 남을 온기
피곤하다고 숙소에 있었다면
만약 내가 그랬다면
이 이야기(story)가 나의 역사(history)로 남을 수 있었을까
소중한 나의 한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