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에버랜드로 채운다
작년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하루도 틈을 낼 수 없었다
금전적인 문제도 있고 특히나 시간적인 제약이 너무나 컸다
오랜만에 간다고 하니 아이들이 너무나 신이 난다
나 역시 마찬가지
특히나 키가 작아 많은 것에 제약을 받았던 경연이는 더욱 그렇다
눈썰매부터
여러가지 공연에
비룡열차도 타고
작은 바이킹까지
이제 남은 건 120센치미터가 되어야 탈 수 있는 범퍼카 뿐이다 ㅎㅎ
큰 돈을 지불했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난 정말 돈 버는 재주는 없지만 돈 쓰는 건 참 잘한다 ㅋㅋ
2/5
집으로 채운다
아침부터 늦잠으로 세차를 하려 했던 계획이 어그러졌다
편안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거실에서 빈둥거려도 본다
경연이와 함께 클로 배틀도 하고
경훈이와는 s보드를 함께 탄다
나는 약간 흉내만 내는 수준이지만 경훈이는 이제 실력이 나랑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
일부러 장애물을 만들어 속도를 붙여 지나가는 연습에도 어려움이 없다
자신감이 붙으니 실력이 느는 것이 눈에 보인다
자존감이 들어간 경훈이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단단하다
오늘도 느끼지만 부모로서 경훈이에게 선물해 줘야 할 가장 큰 선물은 자존감이다
어떻게 불어 넣어줄 것인지...
그것이 나의 과제다
3/5
강화에 온다
항상 강화란 곳은 참으로 괜찮은 곳인데 .. 이 곳 펜션은 항상 부담스럽다
편하치가 않다
아이들은 자연 얼음터에서 지들끼리 잘도 논다
모두 합쳐야 4명 뿐이지만 그래도 잘도 논다
지들끼리 놀다가 지치면 들어와서 먹고
지들끼리 놀다가 지겨우면 들어와서 먹고
지들끼리 놀다가 내가 필요하면 함께 놀자 한다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평화전망대를 찾았다
그냥 북한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이 곳을 꼭 한 번 와 보고 싶었다
병엽이가 간다고 하니 다른 녀석들도 함께 한단다
우리는 저 곳을 볼수 있지만 저 곳에서는 이 곳을 볼 수가 없다
그저 한적한 시골 풍경일 뿐인데...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하나의 민족이고, 함께 살았던 동포이기 때문에
특히나 아무 잘못없이 , 이유없이 헤어져 만나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반드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
언제나 처럼
혼자서 조용히 올라가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본다
그냥 이 곳에 오면 나는 항상 혼자가 된다
그냥 혼자가 편하다
지금이야 아이들이 같이 한다지만
3,4년 지나면 난 정말 이 곳에서 혼자 일 것이 뻔하다
물론 그 때도 나는 집 안에 있지 않을 거다
낮에는 혼자서 차를 몰고 어디론가 강화의 구석구석을 찾아나설테다
밤이면 홀로 작은 방에 쳐 박혀 책을 읽고 싶다
아이들이 없는 강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전부다
4/5
5시에 일어나 5시30분에 태안으로 출발한다
아이들은 약속을 잘 지켜줬고 투정 부리지 않았다
고마운 가족들이다
태안은
부모님이 계시는 곳이고
내게는 고향 같은 곳이다
특별히 만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바다가 곁에 있어 좋고
부모님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계셔서 너무 좋다
점심을 먹고 부모님이 운동하는 체육관을 찾아보고
아이들과 함께 바다로 간다
바다를 좋아하는 아이들, 특히나 경연이는 바다를 좋아한다
물을 좋아하는 경연이에게 수영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지 못한 건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경훈이와 플라잉 디스크를 주고 받으며 바람을 맞는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공을 찾아 헤매는 것도 내겐 재미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하루만큼 행복한 시간이 없다
이런 순간을 아내와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아쉽고 아쉽고 아쉬운 일이다
5/5
경훈이의 보드 실력이 나날이 늘어간다
자신감을 얻은 경훈이에게 거칠 것이 없다
특별히 이번 연휴에 게임을 할 수 있게 된 경훈이지만
여전히 경쟁이 어렵고 힘들다
경훈이와 경쟁은 함께 하기 어려운 것이다
조금 일찍 집으로 돌아온 건 참 잘 한 일이다
기운이 없는 아내를 보면 가끔 답답함이 몰려오지만
내 욕심이라 생각을 하면 마음이 차분해 진다
그냥 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적당히 보듬으며 , 적당히 거리를 두며 ... 이렇게 살아 갈 것이다
다음날 새벽 5시30분
어김없이 시간은 흐르고 , 어김없이 나는 돈을 벌기 위해 몸을 일으켜야 한다
일을 하러 가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구속하지는 않는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 나갈 뿐이다
생각보다 빨리 새로운 일이 내게로 왔다
단순하고 반복되는 일이지만 아직까지 속도에 맞춰 품질을 맞추기가 어렵다
그라인더와 조금 더 친해질 필요가 있다
항상 나를 낮추고 겸손하자
역시나 새로운 일이라 시간 하나는 정말이지 빨리도 흘러간다
남들보다 조금 빠른 퇴근
조금 덜 벌지만 , 괜찮다
350 이면 생활비 주고 , 빚 상환하고 ... 괜찮다
내겐 꾸준한 시간이 필요하다
내게 가장 필요한 두 가지는 사람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