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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운동장, 그 22번째 이야기나의 이야기/주말운동장 2018. 9. 10. 21:21
1
1시간을 늦었다
평소 태안에서 1시간30분이면 오는 거리인데, 3시간이 걸려 버렸다 ㅠㅠ
준비한 물을 들고 어기적 거리며 도착한 운동장에는
족히 20명은 되어 보이는 녀석들이 나를 반겨준다
그 기분이란...
매번 내가 먼저 였는데...
우리가 축구 차고 있는 모습을
저 멀리 운동장 입구에서 바라보며 달려오는 아이들의 기분이 이랬을까
같지는 않아도 비슷한 기분이겠지
흥분되고 긴장되고, 심장이 뛰기 시작하고 ㅎㅎ
2
나는 보통 경기에 함께 참여한다
이유는 여러가지인데
특히나,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아이들의 경우 한 학년 차이가 크게 작용하는 만큼
조금 공을 차는 6학년 아이가 어느 쪽에 있느냐에 따라 경기의 과정과 결과가 많은 영향을 받는다
물론 수비수로서 아주 조금만 참여하지만
너무 티 나지 않게 보이지 않기란 그리 쉽지 않다
오늘도 마지막 4쿼터(?)
6:6
마지막 1분을 남기고 5학년 찬호가 공을 잡았다
그 나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진 왼발 슛팅을 가진 녀석
그 앞을 가로막는 나를 보더니 이내 바로 슛
나 역시 승부차기를 만들기 위해 몸을 날려보지만
어라... 슛 하는 척하며 슬쩍 페인팅 ??
이후 전매특허 멋진 왼발 슛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녀석에게 달려드는 6학년 형아들의 광분한 환호
매달리고 넘어지고 뒹굴고 ...
그렇게 한 1분여를 비비고 소리치고 문대고...
녀석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하늘을 향해 두 손을 치켜든다
월드컵 결승전을 가장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
그게 나다 ㅋㅋ
주말 운동장 <일상에서행복찾기 프로젝트>
ㅁ 22번째 이야기 (18.9.9 오후4시~6시30분)
- 참여아이들 : 21명 (6학년7, 5학년3, 4학년2, 3학년7, 2학년0, 1학년2)
- 맑은 가을 하늘. 운동하기 너무나 좋은 날씨
- 1시간 늦었지만 나를 반겨주는 아이들의 목소리 ^^
- 중학교 친구들이 같이 좀 껴달라고 하는 걸 매몰차게 거절해야 했던 게 못내 맘에 걸린다. 운동장에서 4시간을 볼 차고 기다렸다며 ㅠㅠ
- 30분씩 4쿼터로 나눠 2시간을 뛰어대는 미친 에너지
- 6:6 동점에서 마지막 4쿼터(?) 1분을 남기고 5학년 찬호의 골. 운동장 흙바닥을 뒹굴고 아이들은 달려가 매달리고... 세러머니는 거의 월드컵 결승 수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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