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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전으로
    나의 이야기/일기 2019. 11. 17.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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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님 (장모님을 이렇게 부른다) 이 췌장암 1기 판정을 받으셨다

    췌장암은 1기 때 발견되기 굉장히 어려운 것으로 전해 들었는데 하늘이 도와 주신 듯 하다

    그런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난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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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병을 위해 인천으로 향하는데

    문득 내가 태어나고 자랐던 곳. 그곳에 들르고 싶었다

    40여년전 내가 태어났고

    30여년전까지 나의 ‘어린시절’ 이 있는 곳

    다행히 아직까지 재개발이 되지 않아 그대로 남아 있다고 엄마에게 전해 들었다

     

    아내와 작은 아이와 함께 그곳으로 차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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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으로 다가가는 내내 떨리고 긴장되었다

    저 멀리 우리 집이 보인다

    정확히는 우리 집 ‘화장실’ 이다

    현관을 나가야 볼일을 볼수 있었던 화장실에 ‘주거평온지역’ 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다

    인천연탄은행 이라는 곳에서 마침 연탄을 배달해 주는 자원봉사를 진행 중에 있었다

    아직도 연탄을 때야 하는 곳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 온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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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시절에 기억나는 것은 오락실이 전부다

    뽕뽕 오락실과 삼성 ( 그 당시 ‘삼성’ 이라는 이름을 쓰시다니 대단한 혜안이 아닐 수 없다) 오락실

    그리고 나머지 오락실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암튼 반경 500미터 이내에 오락실 갯수가 지금의 핸드폰 가게 만큼이나 많았다

    3,4학년 무렵부터 나는 이 오락실을 전전하며 게임에 빠져 들었다. 엄마는 나를 잡으러 다녔고, 나는 게임하듯 엄마를 피해다녔다. 오락실 뒷문을 미리 알아두고 엄마의 동선을 파악하며 엄마의 쉬는 시간에는 게임을 피했다. 그러다 잡히기라도 하는 날이면 내 방에서 아빠가 오는 그 순간까지 공포에 떨어야 했고, 아빠에게 맞으며 고통에 괴로워하곤 했다.

     

    고통이 아무는 장소이고 고통을 넘어서는 장소였다

    난 주저 앉지 않았고 또다시 게임에 탐닉했다

    특히나 상대방과 승부를 겨루는 게임에 심취했으며 승리를 할 때 쾌감을 느꼈다. 그 행복감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만나기 어려웠다.

     

    그 당시 내가 했던 잘못이라곤

    내 멋대로

    행복을 쫒은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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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내삼촌이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40여년 세월을 이 곳에서 홀로 살고 있는 것

    옛날 쌀집 이었던 곳 옥상에 할머니와 함께 자리를 잡았던 삼촌

    그 자리에는 이제 상추 등의 채소가 너무나 예쁘게 자리 잡고 있다

    삼촌의 꼼꼼함 (자신이 결벽증이라고 부를 만큼) 은 단번에 눈에 보인다

     

    허름하고 누추한 이 곳 안에

    사람이 살고 있고

    그 어떤 사람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그냥 봐서는 절대 보이지 않는 이야기

     

    안으로 들어와 봐야 볼수 있지만

    안으로 들어오기 쉽지 않은 이 곳에서

    아름다움을 만나는 경험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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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촌에게 키를 받아 집 안으로 들어가 본다

    이 작은 집 (그 때는 작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에서 나는 17살 때 까지 살았다

    솔직히 포근함보다는 두려움이 더 많은 장소이긴 하지만 참으로 정겹고 옛스럽다

     

    이 조그마한 집 (14평인가...16평인가 암튼 그렇다)

    특히나 내방과 동생방 (원래 한방을 중간을 막아 두 개로 나눠놓았다) 사이로 동생에게 내가 주로 했던 말

     

    - 아빠한테 절대 말하지 마!! 말하면 알지!!

     

    이 곳을 벗어났던 고등학교 1학년이 내 인생의 첫번째 전환점이 되어 주었다

     

    과거로의 여행

     

    조만간 홀로 다시 오고 싶다

    내 어린시절을 모조리 다시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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