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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1015
    카테고리 없음 2023. 10. 15. 20:40

    1

    아내의 일정에 따라 주말 나의 일정에도 변화가 있다
    7시까지 늦잠을 자고 숙소에 와서 샤워를 한다
    담배를 태우고 모닝커피를 마신다
    따로 아침은 먹지 않고 시청 앞 빵집에서 빵을 사들고 집으로 들어간다
    아파트 입구에서 아내의 차와 마주치지만 애써 모른척한다
    서로에게 편한 길이다

    2

    느즈막히 일어난 아이들 곁에서 책을 읽는다
    책 모임을 위해 도킨스의 '이기적유전자'를 다시 들었지만
    역시나 어렵다
    나의 독서력으로는 그의 생각의 단 1%도 알아챌 수가 없다
    이런 나를 '자기수용' 이라는 말로 애써 품어 안는다
    따스한 온열기를 산 것은 정말 신의 한 수였다
    눕자마자 잠이 든다 

    3

    아이들과 점심을 먹으러 나간다
    후니가 칼국수를 제안했고, 역시나 여니는 형아의 말에 동조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서지만 내심 싫지 않은 눈치
    그렇게 각자의 메뉴를 먹고 샤인머스캣 한 박스를 사서는 집으로 돌아온다

    4

     - 축구하러 갈래?

    흔치 않은 형아의 제안에 여니가 함께 한다
    그 사이 나는 '가장 깊은 호흡' 이라는 다큐를 만난다
    아.. 저런 삶이 있구나

    어느새 땀에 흠뻑 젖은 아이들이 집으로 들어온다

     - 내가 여니 골킥 연습을 좀 시켜줬지!

    후니의 밝은 목소리와 뒤따라오는 여니의 웃음
    이것이 나를 살게 하는 힘이다

    참고로, 후니의 킥은 정말 일품이다
    성인들의 킥과 비교할 수 있을만큼 킥력과 정확성이 좋다
    가볍게 차고, 오래 찰 수 있다
    뭐든 능력자들은 그 일을 가볍게, 쉽게 한다

    5

    항상 그렇듯
    어둠을 태우며 집 앞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신다
    단 5분만 걸으면 한적한 카페에서 담배를 태무며 이북을 읽을 수 있는 매력
    오산이 준 가장 큰 매력 중에 하나임을 부정할 수 없다

    삶의 어떤 부분이든 모두 그 이유와 의미가 있다
    그 의미를 받아들이는 것이 삶에 대한 겸손이며 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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