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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 없음 2024. 3. 18. 05:23



    1

    지금은 5시11분이다
    4시30분에 일어났더니 확실히 여유가 있다
    15분이 이렇게 크다

    2

    - 형아가 오늘 태안에 갈 거 갔냐, 안 갈거 같냐
    - 어제 간다고 했으니까 가지 않을까?
    - 아빠는 안 갈거 같애
    .
    .
    .
    - 그럼 안 갈께!

    나와 여니의 대화를
    언제 나왔는지 후니가 듣고 있었다
    이것이 시작이었다

    3

    9시30분이 다 되어 일어난 후니
    아무 말 없이 또 이 순간을 벗어나 버린다
    집을 나서는 아이를 잠옷 바람에 계단에서 잡아챈다

    - 어딜가는거야?
    - 안 데려간다며?
    - 아빠가 언제 안 데려간다고 했냐! 9시30분이 되도록 안 일어나니까 , 또 아침을 먹는다, 어쩐다 하면서 안 가겠다고 할 거 같다고 한거지
    - 그러니까 안 가겠다고!
    .
    .
    .

    4

    호르몬 변화를 겪고 있는 후니
    지금까지 나와 호흡을 맟추던 후니와는 다른모습이다
    물론 모두 내 탓이고, 나의 짐이지만
    그래도 한 편 서운함은 어쩔 수가 없다

    차분히 기다려줘야지
    라고 마음은 먹고 있지만
    실제 그대로 되지 않는 것이 나의 의지력이다

    5

    여니도 집을 나간다고 했다
    자전거를 타고 나간 녀석은 평택역에서 명찰을 찾고
    혼자서 노래방을 갔다가는 11시30분이 다 되어 집에 들어왔다
    요즘 '돌덩이'와 '가지마가지마'를 열심히 연습 중 ^^

    태안에 가는 차 안에서도 우리는 코드가 맞다
    같은 취향의 노래를 듣고, 대화를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보통 이렇다

    6

    태안에서도
    맛난 밥을 먹고
    여니와 집을 나서 새로운 장소를 가본다
    새로 생긴 카페에 들르고
    근처에 있는 청산수목원도 들려본다
    함께 있는 시간이 소중하고 행복하다
    함께 걷는 길이 하나하나 이야기가 된다

    후니와도 난 지금 함께 걷는다 생각한다
    보이지 않아도 분명
    이것 역시 함께 걷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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