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오랫만이다
경훈이와 비밀 창고에서 7시에 만났다
비가 오지만, 조용한 커피숍에 앉아 박은식 님의 '한국통사' 를 읽는 기분이 너무 좋다
10여분쯤 지나 경훈이가 온다
노산 우산을 받쳐 쓰고, 쌩뚱맞게 줄넘기를 들고 들어 와 나를 반기는 경훈이가 너무나 해 맑다
- 아빠! 이따가 태권도장 옆에서 줄넘기 하자여!
- 비가 오니까 태권도장 말고, 주차장 가서 하자!
- 차가 많이 오는데 어떻게 해요?
- 아... 차가 많이 안 오는 곳이 있어!!
오랜만에 마시는 핫쵸코가 맛있다며 거의 하나를 경훈이가 혼자 다 마신다
그렇게 줄넘기를 하는데
고작 20개도 하지 못한 채 경훈이는 힘들어 했다
- 아!! 다리가 아프다!!
- 다리를 주무르고, 준비 운동을 좀 하다가 하자!!
짜증을 내는 얼굴이 줄넘기도 오래 가지 못할 듯 하다
그런데...
경훈이는 60개를 해냈다
두 발 뛰기로 60개를 한 것을 나는 처음 봤다
지난 번에 4월달에 200개를 한 것은 한 발로 , 달리기를 하 듯 한 것이어서 이번 보다는 훨씬 쉬웠다
그러더니
- 아!! 아빠가 개수를 세어줘여! 100개를 해 봐야지!!
80개 쯤 지나자 경훈이는 힘들어 했다
포기 할 만도 한데.. 약속을 지키려는 듯 이를 물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렇게 경훈이는 100를 하고도 11개를 더 했다
오늘 하루 종일 비 맞으며 땀을 흘린 것도 모자라서
경훈이와 갑작스레 이렇게 땀을 흘렸지만
기분이 너무 좋다
혼자서 샤워를 하는 경훈이를 가만히 쳐다보는 것도 행복하다
사랑스런 경연이가 장난을 쳐 대는 것은 ...그저 선물이다
바나나를 깍아 주며 도란도란 아내와 나누는 시간은 깊은 감사함이다
너무나 고맙고
너무나 행복한 지금이다
특히나 내.게.는
'나의 이야기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용직 근로자 325일째 (0) 2015.08.12 주말 (0) 2015.07.27 일용직 근로자 298일째 - 용접을 해 본다 (0) 2015.07.07 삶의 목적이 닮은 사람들 (0) 2015.07.06 신에 감사하는 이유 (0) 201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