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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 완전 빙판이다
평소 15분 걸리던 출근길이 35분이 걸린 것은 뒤로 하고
오르막길에서 차가 멈춰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다행히 차들이 없는 시간이라 한 대씩 차를 밀어주며 오르막길을 오를수 있었고, 차들이 없으니 멈추지 않고 그 힘으로 그대로 주행할 수 있었다
오늘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제 시간에 출근하기가 어려울 거다
제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도로에 차를 세워두고 한나절씩 틀어 박혀 있어야 할 수도 있다
평소에 부지런함이 빛을 발하는 때는 힘들고 어려운 때 인 것이다. 평소에 보이지 않던 별들이 겨울밤에 더 많이 보이는 것처럼 ...
지난 주말 오랜만에 홀로 집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은 특별하다
늦은 시간까지 영화를 보고, 아침일찍 독산성에 올라 뜨거운 태양을 만나고 뜨끈한 국물에 든든하게 아침을먹고, 도서관으로 가 ‘허균’ 을 뒤진다. 밀린 다큐프라임과 지식채널, 역사채널을 훑어 보고 강화를 가기 위해 터미널로 향한다. 다음 날 다시 터미널까지 차를 몰게 되면 피곤한 아내가 운전을하게 될까 싶어 그냥 터미널까지 걷기로 했다. 바람이 조금 매섭지만 일상이 도움을 준다. 매서운 추위에 야외활동은 이미 익숙해진지 오래다
두리번두리번 터미널까지 걷는길이 괜찮다
특히나 복개천부터 문화의 거리 쪽은 눈돌릴 곳이 많아 심심치 않다
도착하니 25분이 채 안되는 시간
이미 몸에는 열이 올라와 목도리를 풀고 귀마개를 빼버린 지 오래
그렇게 오산에서 강화가는 버스를 두 번째로 타 본다
지난 번에는 밤 중에 홀로 갔었는데
이번에는 동행하는 분이 세 명으로 늘었다 ㅎㅎ
넓은 공간에서 편히 차에 기대 귀마개를 끼고 허균을 만나는시간
기분 참 좋다
강화에서 내려 장모님 댁까지 걷는 길
김 샘이 주신 쿠폰으로 송년회를 하기 위해 케익을 샀건만 장모님은 불편해 하신다
당 환자가 있는데 무슨케익이냐는 말씀이신데, 케익은 아이들이 먹으면 되고, 한 해를 마무리 하는 덕담을 해 주시면 되실텐데...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뭐 ...
암튼 아이들과 함께 보내지 않는 강화에서의 시간은 내게는 여전히 낯설고 편치 않다
장인어른 제사를 지내지만 그 맘이 온전치 않다
한 번도 뵌적이 없어서 그런가 잘 마음이 닿지 않는다
당신의 자식들은 어떤 마음일까...
집에 오는 도중에도 왠일인지 아이들이 잠들지 않는다
주차장에 도착하면 잠에서 깬 짜증돌이 경훈이와 실랑이 하는것이 일이 없는데...
두 녀석을 제 방에 눕히고 눈을 마주치며 하루를 마무리 하는 시간
너무나 소중한 생명이 또 다른 하루를 살기 위해 쉼을 갖고자 하는 이 시간
그 마지막 순간까지도 서로 웃다가 울다가 장난치다가 ... 정말이지 저도 모르게 잠들어 버리는 아이들을 보면 , 건강함에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