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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두 마리의 여우는 모두 떠났다
쫒기듯 떠나가게 된 건 어쩌면 그들의 삶과도 비슷하지않을까 싶다
특히나 늙은 여우는 떠나며 크게 외쳐댔다
- 나는 강제적, 불법적으로 이 곳에서 쫒겨나게 되었고,이곳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크고 작은 비리가 성행하고 있다!!!
그런 여우의 외침에는 힘이 서려 있지 않다
힘이 없으니 움직임을 일으킬 리 없다
그 목적이 ‘구조의 변화를 통한 더 나은사회를위함’ 이 아닌 오로지 홧김에 , 소위 개인적으로 꼬라지가 나서 내 지르는 외침에 동조해 줄 사람은 없다
어떤 이도 동요되지 않았고,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 여우는 우리에게서 잊혀져 버렸다
그런 여우가 내게 선물을 하나 남기고 갔다
사회 구조의 변화를 가져 오기 위해서는 가끔 그 구조의 피해자인 개인의 용기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견고한 구조 속에서 개인의 용기만을 몰아세울 순 없다. 우리 인간은 모두 먹고 사는 것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약한 존재이기때문인데, 그래서 가해자 스스로의 진술이 필요하다
그러기위해서는 철저히 내부자가 되어야 한다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그들로부터 진실을 이끌어내야 하는것이다
피해자의 진술보다 강력한 증거는 가해자의 고백이다
그 고백을 선물해 준 늙은 여우에게는 과연 들렸을까
삶이 그에게 준 마지막 조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