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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7반나의 이야기/사람들 2012. 11. 13. 11:35
내게 있어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 한 무리가 고등학교 1학년 7반 동기들이다
그 시절
우리는 같은 학년에서 축구를 제일 잘 하는 반 이었으며
그 중 나는 우리 팀의 가운데 수비를 맡는 수비수 중 하나였다
키 작고, 숫기 없고 (우리는 드물게도 남녀공학이었다) 정말 별 거 없는 내게
축구는 에너지의 발산처 였다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 가장 좋았고,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아우리' 라는 이름으로 상조회를 하고 있는 친구들중 하나가 지난 주말에 결혼을 했다
연세대학교 동문회관이라...
비도 오고, 주말이라
차 막히는 게 세상에서 가장 싫은 나는 오랜만에 경훈이와의 열차 여행을 계획해 본다
근데...뭐냐
가는 열차가 없다..
정확히는 시간에 맞는 열차가 없다
오산이 이렇게 시골이던가...ㅋㅋ
일단 서울역에서 오는 열차는 다행히 시간에 맞는 게 있다
누리로를 하나 예약하고
가는 편이 문젠데...
강남까지 광역버스를 타고 9호선을 타고 , 또 2호선을 타느니
차라리 그냥 오래걸리고 좀 짜증스럽더라도 전철을 타기로 하자
그런데 이게 왠 떡이냐
직통이 있다 ㅎㅎ
주말에 그렇게 타기 힘들다는 직통이 우리를 기다려 준다
전철에서 서서가는 경훈이를... 레고 가방에 주섬주섬 간식 먹는 경훈이를
사람들이 재밌어라 쳐다본다. 또한 나는 그리 쳐다보는 사람들이 재밌다..
노약자석 옆 통로 부분이 잡고 가기가 편해서 그 쪽으로 자리를 잡고 서서 가는데 ..
이게 왠 떡이냐...
자리가 났다..ㅎㅎ
노약자 석이라고 말려도 자기가 앉겠단다
다행히 서 계시는 분들이 없었다
그러고는 잠이 든다
오랜만에 서울 외출이다
현대 백화점 입구에서 사진 한 장 더 찍어 본다
비가 조금 오긴 하는데 버스 타기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 같다
경훈이를 안고 우산도 들도 하니 팔이 아프다
이 놈 많이 컸네...ㅋㅋ
모자 쓰고 이리저리 헤매다가 드뎌 찾았다
1시간 일찍 도착했네
30분 전에 식사하고 사진 찍고 가야지 ^^
역시나 축가는 아우리의 몫이다
근데 동민이는 내 결혼식 때 축가 부르고 은퇴하기로 안 했던가...ㅋㅋ
그래도 지금까지 본 니 축가 중에 최고였다...^^
<부부가 닮는다는 말은 정말이다. 정말 닮았다...ㅎㅎ>
식이 끝나고 퇴장하는 모습에 웃음 가득이다..
좋을 때다... 난 신혼여행만 부럽다...^^
식사를 대충 마무리하고 (경훈이에게 줄 것이 너무 없어서 미안했다. 정말 결혼식 장은 먹을 게 너무 없다. 낭비가 너무 많다)
트럭차를 타고 (트럭차는 트럭이 아니다...ㅎㅎ) 서울역까지 꼽싸리를 낀다
편히 앉아서 책을 읽다 보니 졸음이 온다
얼마 안 남았는데...
경훈이가 '아빠 오산이래요' 라는 말에 허겁지겁 짐을 챙기고 내린다
다 컸다 ㅎㅎ
오랜 만에 서울 나들이에 소음과 어수선함이 좋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친구들과 나누는 오랜만의 수다는 참... 좋다 ㅎㅎ
함께 웃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그래..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