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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질
    나의 이야기/일기 2020. 4. 1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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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질’ 이란

    일상생활에서는 보통 ‘타고난 성품이나 소질’ 이란 뜻으로 많이 쓰이겠지만 내 삶에서는 ‘자로 물건을 잼 또는 그런 일’ 이라는 뜻으로 많이 쓴다

     

    배관일을 하는 내게 있어

    자질이 이렇게 중요한 것이 될 줄 정말 몰랐다

     

    2

     

    경연이가 자질을 한다

     

    - 보라색 띠가 분홍색 띠보다 정확히 얼마나 길까??

     

    경훈이와 자전거레이싱 (우리는 오산천을 전력으로 달리기 때문에 레이싱이라 부른다) 을 나가기 전 경연이에게 툭 던진 문제

     

    배관일을 하는 나와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아내 덕분에 집 안에 줄자가 넘쳐난다

     

    - 아 그럼 이렇게 하면 되지!!

     

    사실 어른 이라는 사람들이 이런 문제를 던질 때에는 그 해결방법이란 것을 예상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대한 그런 결과는 생각지 않으려 노력한다. 왜냐면 ... 그래야 나중에 경연이의 해결 방법을 보고 더 크게 웃고 더 크게 깨달을 수 있기 때문

     

    먼저 주욱 펼쳐놓고는

    서로 기준점을 같게 하기 위해 노력을 하더니

    자질의 시작점을 어떻게 할 지 고민하고

    그 지점을 발로 잡고 자를 보려 한다

    아무래도 흔들리고 고정이 되지 않는다

    이내 장판의 벌어진 곳을 발견하고

    그곳을 시작점으로 삼은 뒤

    떡허니 자를 ‘걸친다’

    길이를 재는 용도 외에 그 방법을 체험한다

     

    - 87이요

    - 단위는?

    - 센치미터

    - 그게 ‘정확’ 한거야?

    - 네

    - 왜 그게 ‘정확’ 하다고 생각하지??

    - 또 해봐도 똑같은데요...

     

    그런데 저 장판 벌어진 거는 어떻게 수리하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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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8키로 (정확히는 7.96키로) 오산천을 경훈이와 19분14초에 달렸다

    요즘 같이 일교차가 심한 봄날

    저녁 8시가 넘은 시간

    오산천에서는 패달을 정말 맘껏 밟을 수 있어 좋다

     

    - 오늘은 니가 앞장을 서봐!

    - 아빠가 해요! 저는 길을 몰라요!

     

    길을 모른다니... 이건 그저 외길인데 ㅠㅠ

     

    경훈이는 앞장을 설 줄 모른다

    이런 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실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특히나 타인과 함께 있을 때는 그 실패로 인해 비난 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왠만큼 잘하기 전까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서 연습하곤 한다

    과거 두발 자전거 배울 때도 그렇고 S보드를 첨 탈때도 그랬다. 외발자전거 배울 때는 야밤에 지하주차장을 전전했고, 요즘 줄넘기도 낮에는 절대 하지 않는다. Never!!

     

    하지만 누구보다 뒤를 잘 쫒는다

    오늘도 첨으로 16키로 레이싱을 하는데 내 뒤를 곧잘 쫒았다. 거의 전력으로 달렸음에도 5미터 이상 뒤쳐지지 않았다. 내 거친 숨소리가 , 아니 심장소리 마저 아들에게 들켰을텐데 ...

     

    암튼 경훈이에겐

    방향을 제시하는 Leader가 될 자질이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열심히 뒤에서 밀어줄 Follower 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

     

    난 오늘도 자질을 하고 , 또 그것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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