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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 3월 3일 오전 05:00
    주먹밥집 이야기/The 하루 2013. 3. 3. 05:17

    어제는
    오후 3시 쯤 되었나
    초등학교 5,6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이 하나가 들어와

    '기본 주먹밥 하나 주세요'
    '포장해 주까요?'
    '아뇨..여기서 먹고 갈께요'

    하나 선뜻 건네주니 갑자기 6명의 아이들이 더 가게로 들어온다
    그려러니 했더니 주먹밥 하나 시킨 아이 주변에서 한입 만 달라고 아우성이다
    모습을 보니 어디선가 신나게 놀고 온 듯한 모습이다
    20여분간 열심히 테이블에 있는 피클과 육수를 주섬주섬 먹더니 이제는 가려나 보다

    다른 손님에게 포장을 해 주던 내가 잠시 기다리라 하고 주먹밥 하나씩을 주겠노라 했더니 하는 말이

    '아저씨.. 복 받으실거에요'
    '나이스. 정말 착한 어른이네요' 등등

    요것들이...

    마침 이벤트 중인 참치김치 7개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주면서 왜 그리 주석이 많았던지
    지금 생각하면 쓸데없는 말이 많았던 거 같다

    '오늘은 그냥 주지만 다음에는 이렇게 주는 일이 없을거다. 값을 치르지 않고 공으로 먹는 건 당당하지 못한 일이야'
    '아저씨가 이거 주는 거 절대 너희가 불쌍해서 주는 거 아니다. 그저 너희들이 아저씨 아들같아서 주는거야'
    '이거 먹고 집에 가서 엄마한테 여기서 공으로 주먹밥 줬다고 절대 하지 마라. 이런 거 싫어하시는 어른들도 있으니까'
    '다음 번에 와서 아저씨가 몰라봐도 먼저 얄은 채 하렴'
    ...

    겨우 주먹밥 하나 주면서 말 디게 많았네 ㅠㅠ

    한 아이가 불쑥 이런다

    '아저씨 .. 저 여기서 아르바이트 하면 안돼요? 돈 안 받고 아르바이트 하고 싶어요'

    잠시 당황했지만 이렇게 물어갔다

    '너 몇 학년이니?'
    '초등학교 5학년이요'
    '왜 일을 하고 싶니?'
    '그냥 하고 싶어요. 재밌을 거 같아요'
    '그럼 무슨 일을 하고 싶니? 설겆이 하는 것도 있고, 청소도 있고, 주먹밥 만드는 일도 있고 많잖아'
    '저는 청소랑 설겆이 이런 거 하고 싶어요'
    '진짜 돈을 안 받고 일하고 싶다는 거지? 솔직하지 못한거 같은데...'
    '정말 돈 안 받아도 돼요. 그냥 일하고 싶어요'

    나름 간절히 부탁한다
    '돈 대신 저는 주먹밥을 주세요' , '저도 돈 안 받고 일하고 싶어요' 등등

    내심

    모험을 하고 싶은데 돈이 조금 필요해요. 용돈은 부족하고, 하고 싶은 건 있는데 ...

    이런 대답을 기대하고 있었는 지 모른다.
    물론 '모험' 에는 정말 여러 것이 있을테고, 나는 머리 속으로 허클베리 핀과 톰 소여를 떠올렸을 것이다.

    난 아이들의 에너지가 좋다
    아직은 방향성이 없이 응축된 에너지가 보인다

    좀 더 행복한 사회에서 태어났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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