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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벤트 (유은실 저) 를 읽고나의 이야기/오산좋은아빠모임 2015. 5. 14. 05:00
'마지막 이벤트' 를 읽고
새벽에 일어나 꽤 오래 전 읽었던 듯한 책을 다시 펼친다
책을 읽고 나면 바로바로 그 느낌을 메모해 두어야 하건만 게으름 탓이라 온전한 느낌 받으려면 복습이 필요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책장을 넘기며 표시한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고, 영욱이도 한 번 쓰다듬어 주고, 재혼하신 할머니, 남아있는 자식들을 돌아본다
작가는 자신의 말을 통해 이렇게 전한다
- 실수투성이 삶을 살았다고 해도 죽음 앞에서는 따듯하게 이해받았으면 좋겠다. 사랑받지 못해서 힘들었을 거라고. 속 깊은 영욱이처럼 헤아려 주면 좋겠다.
하지만 이 말이 이금이 선생님의 단편 '벼랑' 의 마지막 난주의 말과 겹친다
- ㅆㅂ. 너무 늦었어!!
지금은 과거의 결과일테다. 내일이 변화되려면 오늘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젓런 과거의 실수를 통해 오늘을 반성하고, 내일을 희망한다. 그런데 진정으로 내일을 희망하고자 한다면 오늘의 반성은 '통렬'해야 하고, '진지' 해야 한다. 그런 진지한 반성과 변화된 오늘만이 원하는 미래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그런데 그 오늘이 '죽음' 이라면 ...
표시한 할아버지의 '과거' 는 그리 성공한 삶은 아닌 듯 하다. 금전적으로 부족했고, 아내와는 이혼을 하고, 자식들과의 관계는 틀어졌다. 75살이 되어 남긴 유서에서 '다시 태어난다면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는' 그의 진심은 통렬한 반성에서 얻어진 것이리라. 죽음을 4년여 남긴 노인이 되어서야 비로서 진지한 반성을 할 수 있었지만 그걸 공개할 수도, 공개할 사람도 없었을테다. 그리니 유언으로 남겼음에도 자식들은 신뢰를 하지 않고 따르지 않으려 한다.
너무 늦은 후회와 반성이다
이 글을 읽을 당시 영화 '국제시장' 이 한창 인기가 있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하루는 아내와 함께 보고, 그 다음날 바로 부모님을 모시고 봤었거든요. 오랜만에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특히나 베트남에서 돌아온 덕수를 보고, 한쪽 다리를 절룩거려 목발을 짚고 있는 덕수를 보고 아내가
- 다리가 왜 이래!!
하며 오열하는데 .. 아유 ^^
이 책에서의 표시한 할아버지는 금전적인 성공은 이루지 못한데 반해, '국제시장'의 덕수는 그래도 형제들, 자식들 뒷바라지 하며 나름 성공을 이뤄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두 분께 정말 그런 삶이 '행복' 했는 지 묻고 싶습니다. 진정한 나의 행복이 없이 , 타인의 행복이 있을 수 있는 지 묻고 싶습니다. 잠시 영화 얘기로 빠졌네요 ㅠㅠ
암튼 늦은 반성이었지만 그 마음이 전달되는 손자 표영욱이 있어 참으로 다행이다 싶습니다. 물론 그래도 '너무 늦었다' 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어요.
이 땅에 많은 표시한 할아버지 , 그리고 '국제시장' 덕수 할아버지에게 말해 주고 싶어요
- 다음 생에는 그렇게 외롭게 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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