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엔 아이와 함께 있는 것이 아이 돌보기라고 생각했는데
'아이 돌보기' 보단 '아이와 함께 있기' 가 낫겠다
아이 입장에서는 내가 자기를 '돌본다'고 생각하지 않을거니까...^^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아이와 함께 있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다
가끔은 뭔가... 문제를 푸는 듯한 ..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어제도 오전 영업을 마치고 아내와 교대하고 아이와 함께 있어 본다
혼자서 놀 수 있도록 관심거리로 유도하고, 나는 내일을 해야 한다.
이것이 미션이다 ㅋㅋ
함께 (오래) 놀아 주는 건 .. 아직은 어렵다
살짝 관심 돌리고 혼자서 뭐 좀 하려고 하면
슬금슬금 다가와 이렇게 쳐다본다
<뭐해요 아빠? ㅎㅎ>
혼자서 경연이와 놀다보면 문득 경훈이가 그립다
나보다는 경훈이와 교감이 되지 않을까...
경훈이가 음악을 틀어놓고 신나게 춤추면 경연이도 따라서 엉덩이를 들썩 한다 ㅎㅎ
경연이 재우다가 깜박 잠들어 버려 경훈이 귀가 버스를 놓쳤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ㅠㅠ
미술 놀이를 하고 와서는 경훈이가 신났다
너무나 밝은 아이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이제부터가 진짜다
이제는 둘이다
일단 고구마를 쪄서 허기진 배 (내 배 포함) 를 달래고
공놀이부터 차근차근...ㅋㅋ
경연이 재우기 작전이 지속 실패하면서 점점 암울해 진다
경훈이도 졸린지 짜증을 내서 재워보지만 둘째놈이 찡찡대니 첫째 놈도 잠을 안 잔다
이런 건 뭐 경제용어 없나...ㅎㅎ
6시가 되니 롯데와 SK 마지막 경기다
2회 3점을 내고 강민호가 바뀐 투수 채병용에서 삼진을 당하는 것을 보니 불안하다
역시나 바로 2점을 쫒기고 나니 오늘은 아니다 싶었다
마음을 접고 TV 소리를 줄이고 경훈이와 저녁을 먹는다
깻잎에 계란후라이와 장조림, 멸치를 넣고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
워낙 잘 안 먹는 놈이라 정말 잘 먹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다 (난 배부르진 않다..ㅋㅋ)
오늘도 퇴근 무렵에 깻잎을 사서 가야 겠다...
혼자서 경훈이가 퍼즐을 맞추는 것을 보니 조금 더 어려운 것을 사줘 봐야 겠다
나는 참 어렸을 때 저런 거 안하고 맨날 오락만 했으니....ㅠㅠ
둘째가 없다면 첫째를 좀 더 잘 키웠을 것 같다는 생각
그런 생각은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몇 명이 있어도 똑같다
저 유명한 2:8 법칙 (파레토 법칙)이 있잖은가
아내가 왔다
지현이와 다정하게 햄버거를 먹으며 얼마나 행복했을까....ㅎㅎ
경훈이를 재우고 반쯤 잠들어 있는 내게 아내가 경연이를 재우러 들어온다
하루 일을 조잘조잘 거리는 소리가 자장가 같다
그렇게 수시로 깨고 수시로 잠든다
<엄마 붙들고 안 놓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