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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주먹밥집 이야기/The 하루 2014. 3. 9. 03:30
한 아이가 있다
말이 없고 수줍음이 많다
이제 중2
어쩌다 성적 이야기가 나왔는데 전교 8등 이란다
속으로 '어쭈? 제법인데'
- 학원 다녔니?
- 아뇨
- 왜 학원 안 다니니?
- 너무 비싸요. 그리고 초6 때 영어학원 한 달 다녀봤는데 저랑 안 맞아서 그만 뒀어요
그러면서 시작된 이야기
꿈이 외교관. 지금 현재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영어까지 5개국어 독학 중. 용인외고, 한국외대 목표로 독학 중
청소년 운영 위원회 활동 중. 학교에서 피구부 활동 중, 댄스팀 '일루션' 막내 ...
내 눈은 빛났고... 녀석 눈도 빛났다
요즘 내가 가장 아끼는 책을 쥐어줬다
한겨레 씨가 쓴 '20대 자유로운 영혼 이야기'
차를 태워 집으로 데려다 주면서도 집에 가지 않고 아저씨랑 이야기하고 싶다고 안달이다
- 일요일에도 아저씨 집에 가서 책 읽고 싶어요
- 책 다 읽고 월요일 학교 끝나고 바로 올거에요
- 맨날맨날 와도 돼요?
- 여기와서 공부해도 돼요?
이 녀석 봐라 ㅎㅎㅎ
정말이지 아이들과 이야기를 할 때면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돈 이야기에 눈이 빛나는 어른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반짝임
암튼 나는 오늘도 돈을 잃는 대신 사람을 만났다
돈이 아닌 것으로 얻게 되는 이 행복감
이것을 나눠줘야지
그럼 나눠줘야지
뭐든 일엔 이유가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