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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이야기/일기 2022. 2. 1. 06:56






    1

    - 나갔다 올께요
    - 어디 가는데?
    - 마등산이요

    후니는 가끔 이렇게 혼자서 산책을 하러 나간다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를 걷고 서는 집으로 돌아온다
    이어폰도 없이 걷는다

    왜 걸을까?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하지만 억지로 묻지 않는다

    2

    아무리 코로나 시대라고 하지만
    후니는 정말이지 1년 동안 단 한 번도 친구를 만난다고 집 밖을 나간 적이 없다
    학원을 다니지 않으니 예전에 유도장을 다니던 때를 제외하면 평일이건 휴일이건 집에만 있는다
    나의 중1 때와 비교하면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예전에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뭔가 문제가 있는건가)
    하지만 학교 선생님과의 상담에서도 , 그리고 집에서의 행동에서도 특별히 문제될 만한 행동을 찾을 수 없었다
    집에, 제 방에, 혼자 있는 것이 좋단다

    3

    후니가 들어오고 제 방으로 들어간 뒤
    그가 걸은 그 길을 나도 따라 걷는다
    이 추운 계절에 오후 4시가 넘어서 산을 오를 수 있는 건 그 곁에 사는 사람들만의 특권이다
    이 시간에 산길을 동행하는 것은 나의 등뒤에서, 내 옆에서 길게 늘어선 나의 그림자 뿐이다

    나 역시 이어폰 없이 걷는다
    발소리, 숨소리가 오롯이 들리고 , 그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떤 생각들이 툭 튀어 나와 나와 이야기를 나눈다
    일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 최근 아내 일터에서 생겼던 이야기
    후니 여니와 부루마블 게임 규칙을 어떻게 바꾸면 더 재밌을까
    오늘은 이렇게 바꿔볼까 저렇게 바꿔볼까
    별 생각들이 , 아무 예고 없이 툭툭 말을 걸고 대답을 한다

    4

    그래서
    혼자 걷다 보면 의외로 고독할 틈이 없다
    나의 생각들이 나를 그렇게 놔두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은 혼자이지만 혼자 걷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고독하기 가장 쉬운 것이 홀로 걷거나 뛰는 것이요
    고독에서 고립되지 않는 가장 쉬운 것이 홀로 걷거나 뛰는 것이다

    산에서 내려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누리며 배구경기를 챙겨본다
    다음 생에는 꼭 배구선수가 되어 보리…
    아님 그 다음 생에라도 ^^

    5

    올해에도 만약 시간이 허락된다면 후니 학교운영위원에 도전해 볼까 생각해 본다
    초딩 때 한 번 해 봤으니, 중딩 때도 한 번 해보자는 건데
    어차피 또 왕따 될 거 알지만, 다양성 측면에서 나와 나의 생각, 나의 행동들이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후니 의사를 묻고 (어차피 그래도 도전해볼생각이긴 한데) 최종 결정을 내려봐야 겠다

    고독에 익숙해 지면
    내 멋대로 사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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