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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가 탈 수 있는 전동자동차
    나의 이야기/관심사 2013. 6. 29. 10:07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놀다보면

    사진처럼 아이를 전동자동차에 태우고 곁에서 리모콘을 조종하는 아빠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나 자동차를 좋아하는 남자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직접 운전대에 앉아 자신만의 자동차를 가진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하고

    마치 아빠처럼 힘쎈 어른이 된 것 같은 만족감도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난 이런 모습을 보면 굉장히 불쾌하다

     

    15만원에서 30만원 정도되는 가격대

    비싼 가격으로 인해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위화감을 조성하게 되고

    실제 아이를 위한 놀이기구가 아니라 그걸 사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려는 어른들의 과시욕

    아이들에게 땀을 흘려야 앞으로 내디딜 수 있다는 근본적인 생각을 무너뜨릴 수 있는 선물

     

    돈으로 다른 아이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까 겁이 난다

     

    백지와 같은 아이들

     

    그저 곁에서 아무런 수고로움 없이 리모컨에 손만 올리면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고

    이를 타는 아이들은 재밌어 한다

    구지 아빠, 엄마가 아니어도 된다

    누구나 리모컨을 움직여 주면 아이는 신나한다

     

    부모와 아이와의 교감을 없애버리는 이런 물건을 그저 돈만 벌 수 있다면 만들어 버리면 되는 것인가?

     

    어느날 경훈이와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데 한 아빠가 남자아이 하나를 전동자동차에 태우고 나타났다

    경훈이는 부러워 했고, 갖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이야기해 줬다

     

    '아빠는 저런 거 보다 경훈이가 자전거 신나게 타고 나서 들리는 쿵쾅거리는 심장소리를 듣고 싶어. 저거는 자전거보다 빠르지도 않고, 심장소리도 들을 수 없으니 사줄 마음이 없어'

    '그래도 타고 싶은데 어떻해요?'

    '그럼 .. 니가 가서 한 번 타고 싶다고 저 아빠한테 이야기해봐. 미안하지만 아빠는 경훈이가 저걸 타는 걸 별로 보고 싶지 않은데...'

     

    경훈이한테 한 번만 태워 주겠다고 약속하고 내가 직접 아빠한테 부탁을 해볼걸 그랬나...후회가 들기도 했다

     

    경훈이는 천천히 걸어가는 나를 두고 자전거를 타고 멀리 전동자동차를 타는 아이 곁으로 다가갔다

    두어 걸음 앞에서 리모콘으로 조종하는 아빠는 경훈이를 보지 못했고, 아이도 자동차 안에서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부러운 아이 곁에서 경훈이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그저 잠시.. 속도를 맞춰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는 이내 멈춰서서 나를 기다렸다

     

    경훈이에게 다가가는 길

    미안했다

    하지만 올바른 일이 아니었다

    20만원을 훌쩍 넘는 돈의 크기를 넘어.. 아이를 위해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정말 아이에게 조금의 가치도 없는 일을 아이를 위한다는, 아이가 원한다는 미명하에 타인의 시선을 받기 위해, 그렇게 우쭐대는 나를 위해 할 순 없었다

     

    지금도 가끔 전동자동차를 보면 나도 모르게 '저런....' 궁실렁 대기 시작한다

    안혜는 곁에서 '돈이 있으니 사주는 건데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하지만 .. 그래도 저건 아닌다..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과 함께 하며

    이제는 아이가 홀로 있는 시간에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책 읽기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생각이 된다

    물론 시간이 없지만 꼭 시간을 만들어 아이와 함께 도서관을 찾고 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야 겠다

     

    오늘은 아이들을 만나러 간다

     

    경훈이의 심장소리를 듣고 싶다

    경연이를 꼭 안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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