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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빵주먹밥집 이야기/The 하루 2013. 12. 10. 05:08
예전에 가게에 자주 오시던 손님이 있었다
이 근처 회사에서 숙식을 함께 하시며 생활하시던 분이었는데
남자 분이었음에도 가게에 전시해 놓았던 'Billy Elliot' DVD를 빌려 가셨던 게 인상에 남는다
언젠가 부터 안 보이시던 그 분이 다시 나타나셨다
점퍼에서 정장으로
운동화에서 구두로
헝크러진 머리에서 잘 정리된 머리로
무기력했던 모습에서 활기찬 모습으로
보험업으로 업종을 바꾸시고 회사도 청주로 옮기셨다고 한다
청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올 여름 갔었던 수암골이 생각이 났고 거기서 맛있게 먹었던 밤빵이 생각났다
마침 모르시다본데...이게 얼마나 맛있냐면요 ....
그렇게 가실 때쯤
'나중에 수암골 갈 일 있으시면 밤빵 하나 사다 주세요' ㅎㅎ
내가 생각해도 이런 말 하는 게 참 넉살도 좋다
그렇게 헤어지고 다시 만난 오늘
아침부터 기다려서 산 거라며 밤빵을 건네 주신다
단번에 드는 생각은 '보험 쪽 일 하신다더니 잘 챙겨주시는걸까'
'나중에 제 고객이 되어 주시면 되죠' 라는 말이 나의 의심에 당위성을 심어준 걸까
암튼 고마웠고
이런 선물....
기분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