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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 - 아깝다 영어 헛고생
    나의 이야기/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14. 3. 24. 14:52

    어쩌면 참 거창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내가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이라는 시민단체를 만난 건 삶의 목적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난 언젠가 부터 인 듯 하다. 그 과정에서 '아이의 행복' 이라는 가지가 뻗어나왔고 그 가지는 너무나 자연스레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이라는 단체로 나를 인도해 주었다

     

    얼마전 이 단체에서 '아깝다 영어 헛고생' 이라는 책을 하나 냈다. 제목부터 웃긴다. '우리 아이를 살리는 영어교육' 이나 '따뜻한 감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는 행복한 영어교육' 등 요즘 유행하는 좀 더 그럴듯하고, 겸손한 제목도 많겠구만 , 구지 선택한 제목이 '영어 헛고생' 이라니 정말 그 재치에 헛웃음이 나온다

     

    2012년 겨울. 단체는 '굿바이 영어 사교육' 이라는 영어사교육 관련 책을 발행한 적이 있다. 그 책이 개론서라면 이번 판은 실습서다. 전반적인 영어사교육의 실태를 보여주며, 문제가 무엇인지, 또한 그 문제에 머물 지 않고, 그 대안까지 아우르는 책이 너무나 고마운 이유는 이 책의 목적이 '우리 아이의 행복' 에 있기 때문이다.

     

    책은 대한민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적정한 시기, 현 유아 교육법의 실상, 영어전문학원의 문제, 엄마표 영어의 한계와 그 방향, 영어 원서 읽기의 올바른 방법, 한창 유행하던 영어 캠프와 조기 유학의 실상 등 아이를 둔 부모라면 반드시 질문하고 싶은 영어 관련 핵심이슈를 문답법으로 풀어주고 있다.

     

    크게 책에서 말하고 있는 헛고생의 두 축은 '효율성' 과 '부작용' 에 있다고 하겠다. 고생을 했으면 보람이 있어야 하는데, 보람은 적고 부작용만 크다. 3,4세부터 시작했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보니 우리 아이보다 늦게 시작한 아이와 같은 반에서 만난다. 투자한 비용도 아깝고, 특히나 아이의 능력을 의심하게 되어 관계가 나빠지는 안 좋은 상황이 만들어 진다. 또한, 영유아 시기 발달해야 할 '감정과 정서의 뇌' 가 발달되지 않아 과잉학습장애 등 부작용이 발생될 수 있고 정작 아이가 하고 싶을 때 영어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싹을 잘라 버릴 수 있다니 '헛고생' 보다 더 험한 말을 써야 할 지경이다

     

    얼마전 EBS 교육 대토론에서 조기영어교육의 효율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것을 본 적이 있다. 한 교수님께서 '사립초등학교의 이머젼 교육이 아이들의 영어 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 과목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자료가 있다' 며 조기영어교육을 옹호하시는 것을 보며 이것이 마치 큰 양동이로 페트병에 물을 담는 것과 같아 보여 마음이 편치 않았다. 큰 양동이로 물을 퍼야 하니 허리가 휠 지경이다. 게다가 주둥이가 작은 페트병에 물을 담으려니 채워지는 물보다 버려지는 물이 더 많다. 물을 퍼야 하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옷은 젖고 짜증은 늘어 간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고단한 얼굴로 이야기 한다. "그래도 물이 차긴 하잖아요!" 이 때 쪼그리고 물을 받고 있는 아이에게 동네 아이들이 소리친다. "00아! 너도 같이 놀자!!"

     

    우리 부모들은 모두 아이의 행복을 바란다. 하지만 '불안'과 '초조' 라는 최고의 히트 상품을 가진 대한민국에서 그 방법을 찾기란 정말이지 쉽지 않다. 정보를 가진 '어른'들이 그 정보를 공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불필요한 불안을 조장하여 사익을 위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며칠 전 우리나라 갑상선암의 발병률이 세계 평균의 12배가 넘는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 암환자로 진단하지 않아도 될 것을 진단, 수술하여 평생 호르몬약을 먹어야 하고 때로는 성대 마비, 저칼슘증 등 부작용으로 고생해야 하는 우리네 이웃들의 이야기다. 지금의 의료계가 사교육 현장과 너무나 똑같아 우리 단체 대표님들이 조만간 '수술걱정 없는 세상' 도 만드셔야 하지 않을까.. 픽 웃음이 난다

     

    성공했지만 불행한 대한민국. 유명 연예인이 '토익은 기술이다' 고 떳떳하게 광고하는 대한민국.

    책의 저자 중 한 교수님께서 추천해 주신 스펄전의 시가 생각나는 지금이다

     

     

     

    할일이 생각 나거든 지금 하십시오.

    오늘은 맑지만 내일은 구름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친절한 말 한마디가 생각나거든 지금 말하십시오.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까지 곁에 있지는 않습니다.

    사랑의 말이 있다면 지금 하십시오.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곁을 떠날수 있습니다.

    미소를 지으려면 지금 웃어주십시오.

    당신이 주저하는 사이에 친구들이 떠날수 있습니다.

    불러야 할 노래가 있다면 지금 부르십시오.

    노래부르기엔 이미 늦을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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