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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보글-그곳에 내가 있었다>나의 이야기/어린이도서연구회 2015. 11. 23. 08:42
새벽에 별 보고 출근해서 저녁에 어두워져야 퇴근하는 , 일에 바쁜 요즘이다
그런 와중에 총무님께 연락이 왔다
대충 1년을 마무리하는 회보에 넣을 글을 부탁하는 내용인데, 중간에
- 그래도 글은 쓰시리라 믿고 ...
그렇지... 나는 항상 글을 쓰고 있지
무엇을 쓸까 망설임이 사라지는 순간 , 올 한해를 둘러볼 겸 블로그를 넘겨 본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장의 사진이 나를 사로 잡는다
들판의 나비나 잠자리처럼
살다 죽고 싶습니다
삶은 그렇지 못했지만
죽음은 자연에 맡기고 싶습니다
배워 온 그대로 생을 마치고 싶습니다
최선을 다해 살았고
사람들을 사랑하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삶에
아무런 후회도 없습니다 (조금은 있을지도)
한발 먼저 갑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유서 가운데서
지난 10월
'아이처럼 살자' 라는 부제하에 권정생, 이오덕, 하이타니 겐지로 이상 세 분의 삶과 문학을 조명해 보는 전시회가 수원의 한 도서관에서 열린 적이 있다.
마침 비가 와서 일이 쉬는 날이었던가, 난 그곳에 있었다
북적거림은 싫었다
9시가 되기 전. 조용히 자리를 나섰다
생전 처음 와보는 도서관에 들어가며 내게 들었던 질문은
- 여기 내가 왜 온 거지?
마음 가득 충만한 기운을 받고 나오면서 들었던 질문 역시
- 여기 내가 왜 온 거지?
그 때의, 그 한 장의 사진을 보며 글을 써 야지 마음을 먹고는 또 한 번 질문해 본다
몽실이에게, 그리고 후짱에게
그 사진이 내게 준 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함. 그 속에서도 잃지 말아야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겸손함
이제는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용기 있는 사람이 되라고
그 '용기' 가 무엇인지 , 그것을 배우기 위해 그 곳에 내가 있었다
그러고보니 어도연의 시작도 역시나 '용기' 가 아니었나...
난 소년소설을 만나며 '용기' 를 배운다
지금은 그 용기를 아빠들과도 나누려 한다
사회에 환원하려 한다
그것이 아주 아주 미약한 힘이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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