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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르는 척을 한다>
    나의 이야기/일기 2022. 1. 4. 06:57



    1

    10시가 다 된 시간
    야근을 마치고 집을 맞이하는 순간
    언제나 그렇듯
    지니는 안방에, 후니는 지 방에, 여니는 거실에 있다

    - 어 왔어!!

    지니가 인사하고 , 여니는 게임에 정신없고, 후니는 조용히 지 방에서 나와 내게 볼을 내 민다

    이렇게 나의 하루가 다시 시작이다

    2

    왠일로 여니 옆에 집 전화 통이 놓여있다

    - 000 게임 들어갔다고!! 로그인하라고!!

    지 친구와 통화 중인 듯

    (통화비가 나올 건데)

    - 누가 전화 건거야?? 너야? 친구야?

    무슨 이야기를 나누나 귀 기울이기 보다
    혹시 전화비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먼저 생각하게 된다
    당연한 건가

    3

    - 아빠! 이거 좀 도와주세요!

    무슨 게임 id 만드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지
    문자, 숫자, 특수문자 포함 … 어쩌고해서 여니는 겨우겨우 말도 안되는 조합으로 계정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 친구추가해야 된다고? 불러줘봐! p, l, t …

    아뿔싸…
    5학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도 영어 알파벳을 떼지 못한 우리 여니
    모른척 했다
    혼자서 아쒸, 아쒸… 안절부절하는 모습이 친구에게는 들키기 싫은 모양새다

    - 아빠! 나 …

    무슨 말 하려는지 진즉 알았지만 여전히 모른채 한다

    - 혼자 해결하자!!

    친구에게 이런 저런 이유로 시간을 끌던 여니
    결국 집전화기 배터리가 없어서 전화가 알아서 끊어졌다
    안도인지 한숨인지…

    4

    행복하자… 고 하며 공부를 돕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여니는 세상 누구보다 행복하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나를, 우리 가정을,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 이렇게 불쑥
    당황스런 경험을 하게 될 것을 안다

    알지만 오늘도
    나는
    모르는 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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