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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2000) - 황선미나의 이야기/어린이도서연구회 2013. 5. 7. 08:36
아...
이런 벅참. 내가 어느 순간부터 소년소설을 읽는 이유다.
죽음을 만나는 순간에도 잎삭은 슬프지 않았다. 그녀가 웃을 수 있는 건 왜 일까?
'왜 나는 닭장에 있고, 저 암탉은 마당에 있을까?'
잎삭은 질문했고, 그것에 답해 나갔다. 인생이란 마음 속에서 묻는 질문에 답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했던가. 닭장을 벗어나, 마당을 떠나며 겨울을 나고 몸이 말랐어도 헛간에서 피둥피둥 살만 찐 오리들이 조금도 부럽지 않을 수 있는 것. 이것이 진짜 인생인 것이다
잎삭의 질문에 많은 이들이 답한다. '흥! 정말 어리석은 암탉이네. 어쩌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됐지? 암탉이지만 서로 달라. 너는 본래 닭장에서 알을 낳게 되어 있었잖아'
잎삭은 소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소망은 삶을 힘들게 했다. 먹이를 찾아, 쉴 곳을 찾아 하루하루가 전쟁과 같다. 족제비를 피해 밤이 되어도 맘 편히 잠을 잘 수가 없다. '다른 암탉처럼 살았다면 이렇게 쓸쓸하고 지겹지 않았을 걸' 하며 후회도 밀려 온다.
하지만 잎삭은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이 선택하고 소망했던 삶을 살아왔기에 죽음 앞에서도 웃을 수 있었다. '수일이와 수일이' 에서 봤듯 이 잎삭이 진짜 암탉이었던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항상 혼자가 되는 것이 두렵다. 이러한 두려움과 외로움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노래의 가사 처럼 고독이 꼭 나쁜 것 만은 아니다. 혼자서 있다보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런 질문이 바로 진짜 암탉이 되는 출발선이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해 줘야 하는 건 바로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그런 질문 앞에서 용기 있게 도전할 수 있는 밑걸음이 되어 주는 것일테다.
동화가 이런 거구나
고작 '동화' 는 어린 아이들이나 읽고 , 소년소설은 유치하기 짝이 없으며 혹시나 어른인 내가 이런 걸 읽고 있다고, 아니면 다 큰 학생이 이런 거 읽는 다고 쪽팔리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다른 사람의 눈 안에 살고 있던 내가 참으로 부끄럽기만 하다
'아름다운 배움' 의 고원형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부모가 해 줘야 하는 건 두가지를 말해 주었다. '독서토론' 과 '캠핑' 경훈이가 한글을 소리내어 읽을 줄 알게되는 내년이나 내 후년이 된다면 이 두가지는 꼭 병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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