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아(1999) - 박기범 동화집나의 이야기/어린이도서연구회 2013. 11. 4. 15:05
소년소설이나 동화집을 읽다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 이렇게 가슴 떨리는 느낌을 아이들은 느낄 수 있을까?' 정작 아이들을 위한 소설임에도 아이들은 유치하고 흥미없다고 느끼지는 않을까. 이런 걸 직접 확인해 볼 수 없으니 답답하다. 아이들과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하니 그들에게 이런 책들이 어떤 '가치' 로 다가설 지 모르겠다. 마음 같아서는 얼른 경훈이가 자라서 함께 이런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 봤으면 하는 바램이다
박기범 선생님의 책은 처음이다. 마치 몇 달 전 읽었던 김남중 선생님의 '동화 없는 동화' 책이 겹쳐져 한 번 놀랐고, '추천사' 에 윤구병 선생님의 이름이 있어 또 한 번 놀랐다.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정리 해고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손가락 무덤', '아빠와 큰아빠' , 가난했던 우리네 어린시절과 함께한 '독후감 숙제', 교육에 대한 어른들의 욕심을 그린 '전학'. '문제아' 에서는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무지와 편견이 담겨 있다. 누가 뭐래도 사랑스러운 '김미선 선생님' , 재개발의 끝에서 사회의 구석으로 몰려진 '끝방아저씨' 등
아이들이 보는 책임에도 그는 숨기지 않는다. 소위 아동을 위한 책인데 그리 아름답지 만은 않다. 당연한 것에서 비켜서니 불편하다. 하지만 사실이다. 언젠가 알아야 하는 사실. 언제까지 숨길 수 만은 없다. 숨긴다는 것은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모두들 당연히 자신의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마음 뿐 아니라 그 '사랑의 방법' 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자란다.
작가는 아이들을 신뢰하고 있다.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만이 이런 글을 쓸 수 있다. 나도 이만큼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 되뇌어 본다.
'나의 이야기 > 어린이도서연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라갈까 말까 - 에세이 for 나리와 별 (0) 2013.11.20 유진과 유진 (2004) - 이금이 선생님 (0) 2013.11.13 [공부후기] 이오덕 선생님의 '시정신과 유희정신' (1977) (0) 2013.10.23 불량한 자전거 여행 (2009) - 김남중 글, 허태준 그림 (0) 2013.09.03 주머니 속의 고래 (2006) - 이금이 선생님 (0) 201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