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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원래 공부 못 해 (2008) - 은이정
    나의 이야기/어린이도서연구회 2013. 12. 24. 09:54

     

     

    선생님으로서 첫 해. 모두들 아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다. 우리 연희샘도 아이들에게 멋진 연희 샘이 되기 위해 공부를 시키는 오오오 작전을 감행한다. 매일매일 영어단어 5개, 수학 문제 5개, 한자 5개를 외우는 오오오 작전. 하지만 이 작전은 시간이 갈 수록 대원들을 힘들게 만들었다. 행복하기 위한 방법이 불행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매일매일 19명의 아이들 하나하나를 검사하고 확인해야 하니 아이들 뿐 아니라 선생님도 힘들다. 정말 사랑하는데 왜 우리는 행복하지 않을까?

     

    배우는 것은 아이에게는 어른들의 일과 같다. 어른들에게 일이 행복의 원천이 되어야 하듯이 아이들에게 배움이 같은 역할을 해 줘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배움' 이란 책상에 앉아 연필을 잡고 공부하는 것만을 말하진 않는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부' 는 수많은 배움 중에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원래 공부를 못하는 찬이. 4학년이지만 구구단을 모르고, 알파벳을 모르지만 학교가 파하면 농장에서 일을 한다. 검정콩 밥도 주고, 유정란 수거도 한다. 이렇게 삶과 맞닿아있는 '행위' 도 배움의 일부분 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하루 중 너무 많은 시간을 '공부' 에 할애한다. 학교에서 대여섯시간을 보내고, 90% 이상의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더 한다. 이렇게 공부만 한 아이들은 또 다른 배움의 기회를 잃고 있는 셈이다. 그 시간과 그 비용이 나는 너무나 아깝다. 공부만 잘 하는 바보가 될까 걱정이다. 차라리 '잘' 하면 다행이게 공부만 하는 바보가 되는 아이들이 대다수가 될 것이다.

     

    또 하나 문제는 아이들과 오랜 시간을 학교에서 함께 하고,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큰 역할을 하는 선생님들마저 어린시절 '공부' 만 해 온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공부만 해 온 결과 사회적으로 '성공' 한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건 역시 공부 뿐이다.

     

    너무 긴 공부는 여러 단점을 낳는다.

    너무 길다보니 막상 공부에 몰입하는 시간이 적다

    몰입하는 시간이 적으니 효율성이 떨어진다

    효율성이 떨어지니 자신감이 떨어진다

    너무 길다보니 다른 '배움' 의 시간이 적다

     

    아이들과 진정한 배움을 함께 하고 싶다

    그것이 우리에게 행복한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며, 그것이 곧 나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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